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비전을 주시고 귀한 약속을 하셨을 때,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그 약속을 이루시도록 돕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생각해냈다. 자기 나름대로 혈과 육의 상식에 따라 가장 현명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이 자신의 지혜를 의지하는 것을 포기할 때까지 13년 동안 아브라함과 대화하지 않으셨다. 그 후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찾아와 말씀하셨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창세기 17:1).

하나님께서 약속을 이루실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하나님의 때에 다 알아서 되겠지’ 하고 앉아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깨어서 간구하고 꿋꿋이 견디며 미래를 소망한다는 의미이다. 마침내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하실 때, 우리는 언제나 놀라게 된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응답임을 믿을 수 없어 한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서 투덜거리든지 냉담이나 변명은 하지만 거의 구하지는 않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우리는 점점 기대하는 마음을 잃어간다. 어린아이들은 기대로 가득 차 있는 반면 어른들은 나이가 들수록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대하는 마음은 오랜 지식보다 진리에 더 가깝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게 되면 우리는 기대를 하면서 깨어 기다리며 현재를 충실히 살아간다.

여기서 한 가지 명심할 것은, 기도를 응답하시는 유일한 근거는 오직 구속(Redemption)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열심이나 간절함 때문이라고 착각하지 말라. 죄없는 우리가 고통당하기 때문에 기도가 응답되는 것도 아니다. 오직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고난을 당하셨기 때문에 우리의 기도가 응답되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가장 깊은 고통의 골짜기를 지나셨기 때문에, 그리고 갈보리 십자가에서 피흘리셨기 때문에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가 기도할 담력”(히 10:19)을 얻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어린아이처럼 되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관념과 확신과 견해라는 이름 하에 이러한 기대에 찬 마음에 얼마나 찬물을 끼얹는지 모른다. 성경말씀이 기준이 아니라 우리의 교훈과 신조가 앞선다. 그러나 교훈과 신조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것이어야 하고, 우리는 우리의 삶 가운데서 깨어, 기다리고,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자녀들에게 성령을 통해 어린아이와 같이 기대하는 마음을 허락하신다. 우리의 마음을 신선하고 생동감이 넘치도록 하시지, 지루하게 하지 않으신다. ‘하나님께서 이번에는 무엇을 하실까’ 하는 기대감으로 두 눈을 크게 뜨고 언제나 깨어 있게 하신다.

“내가 파수하는 곳에 서며 성루에 서리라 그가 내게 무엇이라 말씀하실는지 기다리고 바라보며 나의 질문에 대하여 어떻게 대답하실는지 보리라”(합 2:1).

때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삶을 인도하셔서 오로지 하나님의 역사만 꾸준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는 곳에 두신다. 이때, 하나님을 바라며 기다리는 대신에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책의 내용을 먼저 취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라.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분별하라”(요일 4:1). 하나님께서는 이유를 다 설명하지 않은 채 당신을 세우기도 하시고 낮추시기도 하시기 때문이다. 당신을 통해 이루실 주님의 비밀스러운 계획들을 구상하실 수도 있으며, 욥에게 하신 것처럼 당신을 세상의 구경거리가 되게 하실 수도 있다.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한 믿음으로 모든 일이 합력하여 선을 이룰 것을 바라게 하시며, 당신에게 놀라운 일을 행하심으로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라게도 하신다.

당신은 주님과 동행하는 자들의 ‘설레는 마음’을 알아챈 적이 있는가? 절대로 초조해하거나 무리한 염려를 하지 않아서인지 그들은 점점 더 젊어지는 것 같다. 어린아이의 심령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언제나 한숨을 쉰다. 그들은 정신적이고 영적인 관절염과 신경통으로 고통을 당하며 도덕적으로 일그러지고 타락했다. 그 어떤 것도 그들의 마음을 각성시킬 수 없다. 왜 그러한가? 그들에게는 어린아이의 심령 곧 성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령이 임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그들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

당신의 눈을 언제나 영원한 인도자이신 예수님께 두라. 주님의 역사를 바라보며 깨어, 기다리라. 그리고 주의 뜻이 자명해지면 힘껏 달리라. 비전은 당신의 마음속에 열정을 불어넣을 것이며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는 희열을 줄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감당할 수 없는 환희로 춤을 출 것이다. 이후로는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오게 되더라도 피곤함 없이 달릴 수 있으며 당신의 매일의 삶은 최상의 날들이 될 것이다. 이제 당신 사전에 낙망이란 있을 수 없다.

“이 묵시(비전)는 정한 때가 있나니 그 끝이 속히 이르겠고 결코 거짓되지 아니하리라 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 지체되지 않고 반드시 응하리라”(합 2:3).

- 『오스왈드 챔버스의 기도』 중에서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 토기장이 / 168쪽 / 8,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