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삼류 마술가가 우연한 기회로 교회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듣게 되면서
점차로 삶의 참된 의미를 발견하게 된 이 사람은 교회의 이곳 저곳을 살피면서 사람
들이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성가대
에서 찬양을 하고, 어떤 이는 새벽부터 나와 기도하고, 또 어떤 이는 땀 흘려 일하여
헌금하고, 어떤 이는 불쌍한 사람들을 구제하고, 어떤 이는 말씀을 가르치고 전도하는
등 나름대로 하나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 열심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늙은 삼류 마술사는 남들만큼 건강하지도, 부하지도, 많이 배우지도 못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민하던 이 사람은 혼자서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습니다.
시간이 꽤 오래 지났는데도 나오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들이 문틈으로 예배당
안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안에서는 망측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울긋불긋한 형형색색의 꽃들이 흩어져 있고, 비둘기가 날아다니고... 한 마디로 난장판
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할아버지는 땀을 뻘뻘 흘리며 요란을 떨고 나서는 "하나님,
재미있으셨습니까?" 하고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미쳤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문을 박차고 들어가려 하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강단의 십자가에서 천사가 내려와 수건으로 노인의 땀을 닦아주더랍니다.

-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의 빛>(김상준)
<생명의 삶>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