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얀시 지음/채영삼 옮김/두란노/244쪽/10,000원)

페루의 한 교도소에서였다. 론은 바울의 옥중 서신들 가운데에서 희망에 찬 구절들, 행복에 겨워 하는 구절들을 찾아 읽어 준 뒤 설교했다.

"그들은 바울의 육신을 가두고 그의 손과 발을 족쇄로 채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영혼은 언제나 자유로웠습니다."

청중은 론의 호소에 빨려 들었다. 반 시간에 걸친 설교를 마친 후, 론은 죄수들의 이야기를 듣는 순서를 제안했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나왔고, 그리스도께서 그들의 삶에 행하신 놀라운 일들에 대해 증언했다. 수감자들의 반응을 근거로 해서 판단하건대 가장 놀라웠던 간증은 후안의 고백이었다. 후안은 마리라는 여성 자원 봉사자의 어깨에 기댄 채, 한 발을 절뚝거리며 앞으로 나왔다. 다른 수감자들은 후안이 어떤 인물인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는 이 교도소 내에서도 골칫거리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가 절뚝거리는 것도 간수를 한 번 들이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간수들 가운데 한 사람과 충돌했었고, 다른 간수들이 그를 때려서 손을 부러뜨리고 얼굴을 짓이겨 놓았을 뿐만 아니라 결국 한 다리를 못쓰게 만들어 놓았다.

후안은 쉰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칼로 쑤시는 듯한 통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간수들에게 두들겨 맞은 후 독방에 감금되었을 때, 어떻게 된 일인지 살충제 DDT 한 통이 손에 들어왔고, 그는 생각할 것도 없이 그것을 마셔 버렸다. 간수들이 그를 발견했을 때에는 거의 죽은 상태였다. 그 아득한 밤이 지난 후, 자원 봉사자인 마리는 특별한 사명을 가지고 후안을 심방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후안에게 살아가야 할 어떤 이유를 주어야만 했다.

이때, 후안이 말하는 중에 마리가 갑자기 끼여들었다. 그녀는 자신이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녀의 위에는 수술이 불가능한 종양이 있었다. 그녀는 머리에 두른 스카프를 가리키며, 방사선 치료 때문에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 버렸다고 말했다.

그녀는 교도소 병실에 누워 있는 후안에게 야단을 쳤다. "나는 살려고 갖은 수단을 다 쓰고 발버둥치고 있는데, 당신은 어떻게 감히 생명을 포기할 수 있어요? 당신은 그럴 권리가 없어요. 당신 생명은 당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구요." 그녀가 복음을 전했고, 후안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후안과 마리가 이야기를 마치자, 후안은 방안에 있는 60명의 수감자들에게 이제 자기 앞에 놓인 날들을 위해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은 모두 맨바닥에 무릎을 꿇었고, 후안의 회복과 이제 그의 앞에 놓인 어려운 일들을 잘 견뎌낼 수 있는 믿음을 그에게 허락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그들이 함께 기도할 때, 교도소장은 론과 우리 방문객들을 또 다른 구역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60명의 수감자들이 있는 방으로 안내했다.

- 『뜻밖의 장소에서 만난 하나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