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에 불타는 한 젊은이가 하나님을 향해 외쳤습니다.

'하나님! 하나님께는 도대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습니까? 보십시오.
이 세상은 온갖 불의로 가득 차 있습니다. 불의에 짓눌린 자들의 울부
짖는 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도대체 하나님께서는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저 불쌍한 자들을 구원해 주셔야 하지 않습니까?
저들을 위해 무슨 대책을 세워 주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그 젊은이를 향해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나는 이미 다 듣고 다 보았노라. 그래서 이 불의한 시대를 위한 나의
대책으로, 바로 너를 창조하였노라'


그 젊은이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자신이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대책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대책으로 그 삶이 응답되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무지했던 것입니다.

바로 이 젊은이가 우리 자신들의 모습은 아닌 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자신들을 포함하여 한국에는 실로 엄청난 수의 그리스도인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모순과 불의가 형태만 달리할 뿐 여전히 잠복
하고 있다면, 그것은 이 젊은이처럼 사회를 향해 한탄과 비판만을 가할 뿐,
바로 우리자신이 이 시대 한국사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하나님의 구체적인 대
책이란 사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은 실은 우상을 섬기
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어차피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목석을 신으로 섬
긴다는 것 자체가 자기자신의 이득만을 위한 이기적 마음의 발로이기에, 그런
마음속에 타인이나 인류를 위한 공간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목석과 같은 우상이 아닌 하나님께서는 결코 나만을 위한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나라만을 위한 수호신이신 것도 아닙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
께서는 온 인류의 하나님이시요 세계 모든 나라의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을
믿는 개개인의 삶을 도구로 삼아 인류의 역사 속에 당신의 뜻을 이루어가고 계
십니다. 그러므로 참된 믿음이란 이 시대, 인류의 역사를 향한 하나님의 대책
으로 그 삶이 응답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브라함은 믿음이 과연 무엇인지를 이 세상에 보여주려는 하나님의 대책이었습
니다. 요셉은 이집트를 기근에서 구원해내는 하나님의 대책이었습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 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대책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타락한 로마제국을 위한 하나님의 대책이었습니다. 쟝 깔벵은 스위스와 중세 기
독교를 위한 하나님의 대책이었습니다. 벨기에 다미앙(Damien) 신부는 미국 나
환자를 위한 하나님의 대책이었습니다. 미국 언더우드 선교사는 한국을 위한 하
나님의 대책이었습니다. 유고슬라비아의 테레사 수녀는 인도의 빈민들을 위한
하나님의 대책이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온 인류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살아 계신 하나님을 믿었기에, 국경
과 조건을 초월하여 그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대책으로 자신들의 삶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그것만이 살아 계셔서 자신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응답
임을 알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들의 삶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인류
의 역사를, 맑고 밝고 따뜻하게 정화시켜 주셨습니다.


- 스위스 제네바 한인교회 이재철 목사님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