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세계 리더의 자리를 노리는 '新 빅3(미국, 중국, EU)'와 제2세계로 재편되는 세계질서의 미래를 조망한「제 2세계」(파라그 카나 지음, 이무열 옮김)가 에코의서재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미국, 중국, 유럽연합의 경쟁 틈바구니에서 제2세계 국가들이 슈퍼파워 결정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분석한 이 책은 빅3의 주요 전략 지역인 제2세계 국가들의 실상과 발전전략, 빅3와의 관계를 심층 분석한 국제관계 입문서이자 신흥시장 안내서입니다.

소설가 김영하가 1년 예정으로 캐나다로 향하기 직전인 지난해 5월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를 여행하면서 쓴 산문과 직접 찍은 사진을 엮은「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김영하 지음)가 랜덤하우스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여행에세이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그가 ‘보고 들은 진기한 것들’보다 작가가 한순간에 모든 것을 떨치고 시칠리아로 떠나기까지의 과정, 낯선 곳에서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 등 작가가 털어놓는 내밀한 자기고백서입니다.

중국의 명-청 교체기, 일본의 막부정권 탄생 등 급변하는 동아시아질서 속에서 국내의 변화를 모색했던 17세기 조선 지식인들의 고민을 담은「17세기 조선 지식인 지도」(이경구 지음)가 푸른역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17세기 붕당정치가 형성되고 무너지는 동안 지식인들의 사상과 고민을 폭넓게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유불선을 넘나들며 주자학과 다른 학문의 교류를 꿈꾼 장유, 17세기 후반 서울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느낀 지방 지식인의 소외감을 보여주는 이현일 등 당시 지식인 11명의 고민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곡절 많은 삶을 보내며 역사에 맞서온 고은 시인의 에세이집으로 등단 5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그림전 <동사를 그리다>에서 전시된 35점의 그림을 함께 수록한「개념의 숲」(고은 지음)이 신원문화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시인 고은만의 시각으로 풀어쓴 250개 단어에 대한 단상과 신문 등에 연재해 온 글이 실려 있는 이 책은 세상 개념에 대한 단상록과 세상을 향한 성찰과 사유를 담은 철학적인 에세이입니다.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묘하게도 27일은 ‘국제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입니다. 그래서 1961년에 출간한 홀로코스트에 대한 최고 권위서「홀로코스트 유럽유대인의 파괴1,2」(라울 힐베르크 지음, 김학이 옮김)가 개마고원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500만에 이르는 유대인들에 대한 학살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는지를 엄청난 양의 기록사료들을 통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중심으로 추적해낸 연구 결과물입니다.

자본과 결탁한 과학은 어떻게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지 보여주는「청부과학」(이마고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정당한 과학적 증거를 흔들어 불확실성을 조장하는 청부 과학 산업의 정체를 밝히고 그들의 기만술을 낱낱이 파헤친 이 책은 청부과학에 맞서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그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안정되고 쾌적하게 삶의 질을 높이기보다 부동산 투기와 스펙터클한 전시행정이 난무하고 있는 한국의 도시들을 집중 조명한「한국 도시디자인 탐사」(그린비刊), 치명적인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프랑스와 유럽, 더불어 한국이 21세기에 대한 좀 더 적절한 인식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지 자세히 보여주고 있는「제국은 무너졌다」(책보세刊), 최초로 도덕철학의 관점을 통해, 우리 사회 깊숙이 내재해 있는 불만과 불평의 근원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유례없는 획기적인 책「탐욕주식회사」(팩컴북스刊), 인터넷 네트워크가 창조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판데노믹스'라고 정의한 후, 이 판데노믹스의 메커니즘을 통해 인류 변화와 미래경제를 전망한「판데노믹스」(21세기북스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현재 금융위기의 원인은 무엇인지, 앞으로 닥칠 상황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논의한「금융 아마겟돈」(필맥刊)이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관심을 받았습니다. 1990년대 이후 오랜 기간에 걸쳐 미국경제에 누적돼온 구조적인 문제점(과다한 빚 부담을 포함)을 하나씩 짚어본 이 책은 경제위기가 가진 심각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불황극복의 정보와 지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