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입니다. 신자유주의에서 나타난 6가지 신화의 허구성을 정리하고, 오늘날 세계화라는 이름 아래 추진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에 대한 대안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시 발전을 요구한다」(장하준 지음, 이종태 옮김)가 부키에서 출간되어 지난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신자유주의의 근저에 똬리를 틀고 있는 여섯 가지 신화의 허구성을 이론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낱낱이 들춰내고 폐기 처분하고 있으며, 2부에서는 오늘날 세계화라는 이름 아래 무차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의해 독도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른 요즈음 18세기부터 19세기 말까지 조선의 바다에 등장했던 낯선 서양의 배를 주제로 중국과 일본 두 나라가 세계관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조선이 어떻게 서양을 만났는지를 풀어낸「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박천홍 지음)가 현실문화연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조선 해안에 상륙한 서양인들이 처음 어떻게 조선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지 등 미시적인 관점은 물론, 조선시대의 중대한 전환기인 19세기 서양인들이 조선의 외교적 정책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을 다큐멘터리처럼 풀어내고 있습니다.

소위 '부시의 입'으로 통하던 전 백악관 대변인 스콧 매클렐런이 부시 행정부의 기만과 진실에 대한 모든 것을 털어놓은「거짓말 정부」(스콧 매클렐런 지음, 김원옥 옮김)가 엘도라도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출간된 미국 정가의 대변인들 회고록과 달리 현직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신랄하게 행정부를 비판한 이 책은 낯선 것을 싫어했던 부시 대통령이 측근들의 조종에 의해 어떻게 자기기만에 빠져들고, 왜 전쟁을 중단하지 못했는지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진단하고 전망하기 위한 의도로 유네스코에서 기획한 ‘21세기의 대화’의 일련의 포럼들에서 나온 글을 묶은「가치는 어디로 가는가」(제롬 뱅데 지음, 이선희 옮김)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세계적 지성 49인의 ‘가치’에 관한 미래 전망적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회의적 환경주의자이며 덴마크 코펜하겐 경영대학 교수인 비외른 롬보르의 지구 온난화 충격 보고「쿨 잇」(비외른 롬보르 지음, 김기응 옮김)이 살림에서 출간되어 언론의 많은 눈길을 받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멸망의 날이 다가온다며 호들갑스럽게 사이렌을 울려댄다면 별 효과도 없이 비용만 막대하게 들어갈 것이라고 꼬집고 있습니다.

서정적이고 사실적인 문체로 사회적 모순과 권력에 억눌린 개인의 문제를 다뤄온 소설가 정도상이 탈북이주민들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초상을 그려낸「찔레꽃」(창비刊)도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2006년 초부터 2008년 4월까지 쓴 작품들로, 작가가 남북 민간교류사업에 헌신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최대한 살려 완성하였습니다.

이밖에 조직론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제임스 마치 교수가 1980년부터 1994년까지 15년 동안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리더십을 주제로 펼친 명 강의의 핵심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문학에서 배우는 리더의 통찰력」(이다미디어刊), 우리 시대 가장 주목받는 젊은 소설가 중 한 명인 김영하가 전 세계 여덟 개 도시를 여행하고, 각 도시에서 쓴 짧은 소설과 직접 찍은 사진, 여행 일화를 한 권의 책에 담은 두 번째 책「김영하 여행자 도쿄」(아트북스刊), 일을 정확하게 정의하고, 주변의 객관적 상황을 파악하며, 같이 일할 사람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식 등 오늘날의 정치, 외교, 군사, 경제 분야에서 꼭 필요한 내용들이 풍부하게 담겨 있는「귀곡자」(위즈덤하우스刊), 등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달리는 작가'라 불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23일간의 시드니 여행기로, 올림픽 현장의 감동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승리보다 소중한 것」(문학수첩刊)이 지난 주 지방신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일인칭 시점과 삼인칭 시점을 넘나드는 독특한 에필로그와 소설, 여행기, 에세이 모두를 포용하면서 새로운 장르를 창출해 낸 하루키식의 거침없는 문장과 중간 중간 넘쳐나는 독특한 유머감각이 돋보입니다.

다음 주는 어떠한 책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지 궁금해집니다.